'섹시팬티' 男교사, "나는 교사가 아니다" 강연도

입력 2020-04-28 16:41   수정 2020-04-28 16:43




"아침 인사로 6학년 여자들도 허그하는 무모한 샘, 세상이 건방진 건지, 내가 건방진 건지 내기 중입니다."

최근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속옷 빨기' 숙제를 시키고, "이쁜 속옷 부끄부끄", "매력적이고 섹시한 **"란 댓글을 달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섹시팬티' 등의 태그를 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울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김모 씨가 강연에서 소개한 자신의 시 '건방진 교사' 중 일부다.

실제로 김 씨는 주변 교사들의 우려에도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과 포옹을 하고, 동료 여교사들에게도 성희롱성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을 자랑스럽게 강연회에서 소개해 온 것.

지난 27일 김 씨가 '속옷 빨기' 숙제를 내고 학생을 성적인 대상화 한 댓글을 단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이에 김 씨는 "소통의 문제"라며 왜 자신에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고, 글을 온라인에 올렸냐며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이런 과제를 내준 게 실수"라고 해명해 더 큰 공분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저 혼자만 겪으면 되는 데, 학교의 많은 분들이 저 때문에 전화를 받고, 해명하고, 경위서를 쓰고,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며 공론화 된 부분에 대한 사과가 아닌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상황을 연출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비난 여론이 더욱 커졌다.

실제로 김 씨는 수업시간에서 여학생들과 신체 접촉을 하고, 동료 여교사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14년엔 같은 학년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주고 쓴 편지에 "제 선물 가져가는 미션? 1박 2일 동안 오빠라고 부르기, 나랑 찐하게 러브샷 하기 ^^, 나랑 둘만 사진 찍기 ^^" 등의 내용을 전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씨는 저서 '나는 교사가 아니다, 나는 *****"라는 책을 발간하고 이런 자신의 교육관을 자랑스럽게 전했다. 김 씨는 책을 통해 자신을 "꿈트레이너"라고 칭하면서 "학급경영 CEO로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변화를 위해 말과 행동으로 본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직접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저서를 통해 고학년 여학생들과 포옹하는 것에 "다큰 아가씨(?)들을 겁없이 안는다고. 하지만 몇 명의 몰지각한 교사가 한 일 때문에 모든 교사가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고학년 여자 아이들은 정면으로 안아도 되고 옆으로 안아도 된다고 선택권을 주고, 신체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민감한 여자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나혼자 강하게 안는 것은 금물"이라고 쓰기도 했다.

해당 책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집필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핫'한 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 씨는 해당 책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회를 진행했다.

논란이 커지자 울산시교육청 측은 "해당 교사가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낮아 보인다"고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28일 울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계로 인계됐고, 교육청은 경찰 수사결과를 받은 뒤 A씨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처분을 할 방침이다.

수사와 별도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 씨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28일 게재 하루 만에 4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며 공분을 드러냈다.

청원자는 "교사 김 씨의 문제는 2~3시간 남짓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면서 "초등학교 교사는 폭력과 성적 희롱으로부터 훨씬 민감해야 하고, 안전한 울타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씨가 계속 교단에 남아 있고, 아이들을 상대로 성적으로 평가하고, 대상화하면 병아리같은 아이들에게 '섹시'라는 성적인 단어로 희롱하는 것이 아무 거리낌없이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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